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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현실은 그들을 갈라놓을 수 밖에 없는건가?



유치원 때 쇼핑체험이라는 현장학습(?)을 간적이 있습니다.
유치원생에게는 거금인 1000원을 용돈으로 받아와서 부모님께 선물을 사드리는 거대프로젝트..뻥입니다.
허나 유치원생에게는 거금이라도 아무튼 1000원으로는 살수 있는 물건이 한계가 있지요.
심지어 1000원 달랑 들고 오라고하고는 백화점으로 끌고가다니요!!
그래서 아이들의 선택은 대부분 스타킹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린시절부터 집이 화장품가게를 했던지라 스타킹은 아웃오브안중이었지요.
당시엔 화장품가게에서 스타킹을 팔기도 했거든요.
지금도 나이드신분들은 가끔 스타킹을 화장품가게에서 찾으시곤 합니다.
각설하고
집에 널려있는 스타킹을 사갔다간 어머니께서 고맙다며 웃기는 웃으셔도 그렇게 눈치가 없냐라는 눈빛을 쏘아주실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당시 항상 신경쓰이던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왜 엄마의 고무장갑은 항상 짝짝이일까?'
그래서 제짝을 가진 고무장갑을 쓰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기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고무장갑을 골랐지요.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에게 고무장갑을 내밀었습니다.
"엄마, 딴애들은 스타킹 다샀는데 난 우리집에 많아서 이거샀어.
그리고 이제는 고무장갑 짝짝이로 쓰지마~~"
라고 혀짧은 소리(아마 그랫겠지요..뭐..)로 어머니께 당부를 했습니다.
고맙다며 받아드시는어머니를 보며 흐뭇햇지요.
그래서 언제 새 고무장갑을 쓰실까 두근거리던 며칠이 지나서
마침 쓰시던 고무장갑 한쪽이 구멍이 나서 바꾸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결국 제가 사온 것마저도 한쪽만 꺼내 쓰시더군요.
아무튼 한때 그일로 어머니께 한참을 칭얼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그리고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서 여전히 짝짝이 고무장갑...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쓰지만 어릴때는 상당히 신경이 쓰였지요.
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역시 물건을 아끼시려는 어머니 마음이었던거네요^^
그런데 가끔 같은 손쪽만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는 뒤집어서 씁니다.
고무장갑도 왼쪽 오른쪽이 구분이 있어서 말이죠.
뭐 단점은 뒤집으면 안쪽은 까끌해서 손이 아프고 바깥쪽은 미끄러워서 접시 놓치기 쉽단 정도?
아 그래서인지 요즘은 한손 고무장갑도 판다더군요.
저희 집에서 그 제품을 살 일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필요가 아이디어를 낳는군요 ㅋㄷ


그러고 보니 오늘이 화이트 데이군요.


지나가시는 분의 얼굴은 초상권보호를 위해 자체 필터링했습니다.
사랑을 많이 나누어주시고 나누어 받으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