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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etic 고군분투기

[잡담]손님은 왕, 최고의 조언자 .....그리고 어쩌면 소악마

※주의 : 아래글에는 화장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따윈 결여되어있습니다.






저녁에 가게를 갔더니 어머니께서 낮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 해 주시더군요.
한 30대 초반정도의 남녀 커플(혹은 부부)가 손님으로 왔습니다.
여자분이 모공관리를 해주는  에센스를 찾으셨다더군요.
앞서 한꺼번에 여러 손님이 왔다가 정신이 없으셨던 어머니께서 금방 못 찾으시고 있을때 였습니다 
'아줌마, 이거 아니에요?'
그 말이 반갑고도 민망했던 어머니께서
'아 네~ 그 제품으로 하시면 되겠네요~'라고 말씀하셨죠.
그때 옆에 서있던 남자분이
'아줌마 그렇게 손님이 고를 여지도 안주시고 제품을 결정하시면 어떡하십니까.'라고 하더랍니다.
순간 당황하셨지만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닌지라 어머니께선
'아이구, 제가 잘못 말했네요. 죄송합니다.'라고 하셨는데,
여자분도 '아줌마 화장품 하신지 얼마 안되셨어요?'라고 말하길래
'제가 화장품을 오래 했는데, 여기 아리따움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조금 헷갈리네요.'라고 하셨죠.

우여곡절끝에 제품을 고른 손님이 드디어 계산대로 왔습니다.
쩝..그런데 안될때는 계속 안된다고 그러는지 마침 이 손님께서 이중 등록이 되어있었다더군요.
하나는 마일리지가 900점 정도였고, 다른 하나는 25000점 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정을 설명하고 포인트는 합산 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이건 매장에서 바로는 해결 불가능하고 본사쪽 담당에 요청하면 그쪽에서 변경해줘야하는지라 조금 복잡합니다.
원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관리하기 때문에 무슨 전산오류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
나중에 알아보니 이 경우에 포인트 1000점 이하는 합산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마침내 계산을 마치고 제품을 건네드렸는데
여자분께서 왠지 가격계산이 안 맞는 것 같다고 그러시면서 내역을 다시 불러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다시 확인해서 불러주는데..
맙소사!! 진열되어있던 곳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이 틀리더군요.
끙...본사에서 매장에 통보없이 가격변동이 있었던 겁니다.
어쨌든 이쪽의 실수인지라 사과를 하시려는데
다시 아까 그 남자분이 
'이런식으로 장사하시면 안되죠. 똑바로 하셔야죠.'라고 했다는 겁니다.
결국 어머니께서 다시 사과를 하시게 되었죠.
끙...물론 참 가격이 다르게 표기된건 정말 큰 실수고 문제인 건 맞습니다만 조금 너무하단 생각도 들더군요.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어쨌든 저희 어머니께서 연장자이셨고 조금만 더 좋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었던 것 아니었을까요.
어머니께서는 여러가지로 많이 배웠다고 하셨지만
뭐...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이야기를 듣는 내내 조금 씁쓸하고 조금 그 손님이 원망스럽더군요.

아무튼 사과의 뜻으로 샘플도 그득그득 챙겨드린 다음
마지막에 손님을 배웅하면서 어머니께서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오늘 제가 손님께 꾸지람을 많이 들었네요^^
다음에는 더 잘해드릴테니 또 와주세요~~'
그러셨더니 그 남자 손님도 피식 웃으시면서 인사하고 나갔다더군요.
뭐 아무튼 웃으면 복이 와요 입니다.^^
.
.
.
그리고 여기엔 조금 웃긴 에필로그가 있습니다.
(저만 웃긴건진 모르겠지만)

그 손님이 나가고 나서 저희 매장 아리엘분이 어머니께 다가와서는 옆에서 보고있던 본인도 좀 그랬는지.
'사모님~머리에서 날려버리세요~훠이훠이' 이러더니
방금 그 고객분들의 관리창의 특이사항란에 이렇게 메모를 하더랍니다.
<1.제품을 고를 시간적 여유를 줄것.
2.샘플을 많이 주면 좋아하심.>
 참.....깜찍하십니다...
그나저나 저 특이사항란은 계산한다고 정보를 불러낼때나 볼수 있을텐데
다음에 얼굴을 기억 못하면 다 고르고 계산할때 저걸 봤을때는 이미 늦은 거 아닌가요.... 

P.S.1 아무튼 가격 말도 없이 조정한 회사....미워할꺼여...
아님 울 가게만 왕따시킨거?

P.S.2 설마 그 손님들 본사에서 파견된 암행어사 아닌가? 하는 가정을 해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