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절주절

늦었지만 배추와 함께 춤을.

여기저기서 김장소식이 들려오고, 친척집에서도 김장했다며 보내주시고
이웃에서도 맛을 보라고 보내주시던 지난 몇주.
드디어 저희집도 김장을!!
;ㅂ; 흑 드디어 금방 한 김치를 먹을수 있는거구나~

토요일, 일요일 어머니를 도와 김장을 하려면 힘을 내야겠기에
그간 먹고싶어도 참았던(...다이어트가 원인이 아니었던건 확실하죠.) 고기를 금요일밤에 냠냠.


집근처의 고기집인데 깔끔하고 가격도 적당해서 종종 들르는 곳입니다.
이상하게 전 구워놓은 고기보다 굽기전의 붉은고기에 더 매력을 느끼는데 그건 저만 그런건지는 의문이네요.
아무튼 간만에 술도 한잔 마셔보았습니다.

.........
-_- 근데 큰일 났네요. 토요일날 일어났더니 콧물이 훌쩍, 목이 뜨끔뜨끔합니다.
어머니께 슬쩍 '나...목이 아픈것 같애..'라고 말씀드리니
한심하게 쳐다보시면서 일좀 시키려하면 만날 아프다며 구박하십니다.
흑.. 고기 잘먹고 왜 아픈걸까요.
것보다 왜 토요일에 항상 감기가 시작되는건지는 의문입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일단 올해는 배추를 직접 절이지 않고 절여놓은 배추를 사기로 해서 일요일 아침 배달을 부탁하고
토요일엔 속재료와 젓갈을 사와고, 김장을 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시작전엔 배추랑 양념재료만 사와서 그냥 뚝딱뚝딱 만들면 될것같은 김장이지만
실제로는 김장 전에 김치냉장고도 비워둬야하고 통도 씻어둬야하고 이것저것 미리 준비해야할일이 많지요.

아직까지는 시키는 잔심부름이나 하는 저에 비해 어머니께선 늘 고생이십니다.
거기다 아침부터 감기초기증상을 보이는 딸래미가 걱정되서인지 구박은 하셨지만 힘든 일은 잘 시키시지 않으십니다.
이래저래 약해빠진 몸뚱이가 불효녀죠...


어찌됐든 먼저 육수를 만들 준비부터.
황태 한마리에, 표고버섯, 멸치, 무, 다시마가 들어갑니다.
이상하게도 매년 작년에 뭘 넣었는지 기억이 안나므로 매년 뭘넣을까 고민하고 있네요.
어머니가 육수끓일 준비를 하시는 동안 전 무도 씻고, 갓도 다듬고 사진도 찍고 합니다.


절여온 배추를 씻어 물을 뺄 베란다를 어머니께서 청소하시는 동안
심심해서 화분에 핀 잡초의 꽃도 찍어봅니다.
-_-;; 음..사실 중간중간 심부름도 하는데 왠지 사진만 보면 놀고있는것만 같네요...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이런저런 일을 하는 동안 육수님이 펄펄 끓으시으시며  '이놈 이제 나를 식히거라!!'면서 호통을 치십니다.
....일리는 없지만 아무튼 다 끓이고 건더기를 건져내고 식히러 ㄱㄱ
사실은 바로 옆에서 찹쌀풀도 함께 몸달아하고 있었지만 왠지 비쥬얼에 임팩트가 없어서 사진을 찍을 의욕이 없어 생략이네요.


그리고 건더기를 건져내다가 통째로 들어간 황태한마리가 육수에 푹 삶아져 맛있....
버리기에 아까워서 건져내어 놓습니다.
사진을 찍고보니 실제보다 참 맛있고 때깔도 좋아보이네요.
저녀석은 살만 발라내서 간장에 살짝 졸여져 일요일 아침 반찬으로 사라졌습니다.


김치속으로 넣을 무를 채 썰고 계시는 어머니를 찍고있자니
어머니께서 사진 찍으니까 신경쓰인다시며 저리가라하시네요.
사실 어머니는 손만 나오실뿐 전 무를 썰고 있을뿐이라고 했더니 손도 못났는데 찍지말라하시길래
더 열심히 찍어드렸습니다. 차~암 효녀죠잉~ ㅋㅋ
저도 채썰기를 도와드렸으면 참 좋았을텐데 손재주가 없는건지 하도 안해봐서 그런건지
채썰기가 아니라 막대썰기가 될것이 분명하므로 김장준비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내는데만 주력했습니다.
이제 나머진 일요일 배추가 와야 할일이 생기므로 토요일은 여기까지.

다음이시간에 만나요~~
라면서 은근슬쩍 포스팅을 나누어보려는 궁리를...










하려다가 그냥 같이 올려버립니다.
배달 온 배추는 잘 씻어서 물을 빼기 위해 얹어두고(물론 어머니께서 씻으셨...)
양념을 만들어야겠죠?
그..그닥 중요하게 하는일은 없지만 어..어쨌든 양념 만들러..
아니 전 미각을 담당하고 있다구요..미각을..
이라고 했더니 감기에 걸렸습니다...;;;; 어허허허허. 시키시는 각종 잔심부름을 열심히 할 기세로 어머니를 따라 졸래졸래.


라고 해놓고 또 사진찍고 있어요. 데헷.
올해 양념에는 새우젓, 멸치액젓, 청각, 꿀, 매실액기스, 마늘이 들어갔네요.
작년에는 생젓을 넣으면 맛이 시원하다길래 멸치젓갈과 갈치젓갈을 생으로 넣고 실패한 슬픈 기억이 있어서
올해의 젓갈은 평범하게 새우젓갈로 가기로 했습니다. 넵


양념의 간과 맛을 맞추고 김치속을 버무려봅니다.


완성작.
그런데 달랑 10포기 담그는데 속을 너무 많이했나보네요.;;;
아무래도 남는 건 반찬으로 먹어야할까봐요.
부추에 쪽파, 갓, 무까지 들어갔으니 맛은 있겠지요. ㅎㅎ


김치에 양념을 바르는 동안 오라버니에게 사진좀 찍으라 했더니 이런걸 찍고 있습니다.....
저 자신이지만 참 안돼보이네요.


결국 다 바르고 마지막 한쪽에 양념을 바르고 계시는 어머니옆에서 제가 직접 한장을..
이런걸 찍으라니까...어휴..


이쁘게 말아담고 김장~끄~읕!! 이 아니라 뒷정리가 남았네요.
거실 바닥에 깔아놓은 신문지도 치우고, 바닥에 튄 양념도 닦아내고
김장에 쓴 각종 그릇과 대야들을 씻어내고서 김장의 꽃을 즐겨봅니다.
뭐냐구요?
거야 당연히~!



이거죠. ㅎㅎㅎ
각종 향신료와 된장을 풀어서 물에 포옥 삶아낸 돼지 목살 수육님.
배고픈 새벽에는 보시면 아니되오!!


이건 더더욱 보시면 아니되는 장면이죠.
아무튼 올해의 김장김치는 맛있기를 기대하면서
김장 이야기~ 진짜 끄~읕!!!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이라고 반짝반짝이는 눈에 띄는데...  (14) 2011.12.23
음...이게 바로 지르는 맛일까요?  (24) 2011.12.18
2권째.  (18) 2011.12.07
딱, 마주침.  (14) 2011.12.06
아, 그냥 좀..  (22) 201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