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끔 외출도 해요

몽환 등산

실로 오랜만에 가산산성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깨어나 10여분을 혼미상태로 있다가 다른 식구들을 깨워서 나설 준비를 합니다.

최소한 넥삼을 사고는 가보질 못했으니 정말 오랜만이죠.

아침에 제일 일찍 일어난 것이 저라서 그냥 다른 사람 안깨우고 그냥 자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겨냈어요! ㅋ

물도 챙기고 아침으로 먹을 김밥도 사고, 비상식량으로 달콤한 먹을거리도 몇가지 사서 가산산성으로 ㄱㄱ 오랜만에 달려보는 길이 반갑더군요.

예전에는 등산로 입구에 주차할 공간이 많지않아서 조금만 늦어지면 차를 댈 공간이 없어서 올라오는 길에 줄줄이 차를 대어 놓기 십상이었지만 

가까운 곳에 주차장을 최근 만들어 두었네요.

차를 대고 해원정사쪽으로 돌아올라갈수도 있고 계단을 오르면 예전 시작지점으로도 갈수 있으니 

굳이 가까이 댄다고 애쓸필요없이 주차장을 이용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ㅎ



오랜만에 오르는 산길(아 얼마전 소리길은 다녀왔습니다만)이라 처음부터 힘이 들더군요.

거기다가 어째서인지 초반부터 귀가 먹먹한것이 숨을 쉬는 소리가 머리속에 막 울립니다.

오기 싫다면서 얼굴을 오만상 찌푸리던 오라버니는 씩씩하게 혼자 먼저 잘도 오르네요.

요즘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집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학원에 일나가고 또 집에 돌아와서 안움직이는 패턴의 생활탓인지 체력이 아주 저질이되었나봅니다.

힘을 내어 올라보는데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어째 몸상태가 이상합니다.

오르는 중에 어머니께서 안색이 안좋다고 하시며 입술에도 핏기가 없다실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원래 그닥 붉지 않은 편이라 그냥 넘긴게 화근이네요.

귀는 계속 먹먹하고 갑자기 머리 뒤쪽도 아프더니 쿵. 혈압이 갑자기 떨어진듯 정신을 못차리겠더군요.

넓은 바위위에 앉아서 어머니께 기대 그냥 바닥에 누워버리고 싶은 마음과 몸을 추스려봅니다.



급히 먼저 올라가던 오라버니에게 전화를 해서 내려오라 연락해서 어머니께서 비상용으로 가져오신 사혈침으로 피를 뺍니다.

그와중에도 아프다고 할 기력은 없으나 사정없이 찔러대시는 통에 아프다고는 느낀걸 보니 영 죽을 정도는 아니었나봅니다.

놀라셔서 막 서두르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좀 침착하게 하라고 신경질까지 냈던 기억이 ^^;;

아무튼 이번엔 아버지께 기대 반쯤 누운 상태로 잠시 쉬고 있다보니 허옇다 못해 퍼랬다는 입술색이 조금씩 붉게 돌아온다는 가족들의 말.

이야 산행갔다가 죽는줄 알았네요.

식은땀은 줄줄 흐르지 얼굴은 급속하게 미백(?)이 되질 않나 저도 저지만 가족들이 엄청 놀랐겠죠.

아무튼 어머니의 적절(이라고 쓰고 무지막지한) 응급처치와 사탕의 힘으로 살아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사진은 이 두장이 전부네요.  좀 나아져서 내려오는 길에 사진찍는다고 설치면 엄청 잔소리 들을까봐 꾸욱참고 내려왔어요....


아무튼 여러분 멀리갈때는 응급용 약은 꼭 챙겨가시길..

ㅜㅜ 이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좀 움직이는 생활을 해야겠어요.